집단의 힘에 순종하고 집단의 힘으로 상대를 응징하는 여성의 특성을 가장 잘 이용하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사이비 교주다. 여성이 본능적으로 안정적이고 강력한 힘에 끌린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이비 교주는 주로 남성인 경우가 많은데 그는 여성의 불안감과 남성적 카리스마를 잘 혼합하여 신도들을 강력한 추종자로 만든다. 여성이 강력한 카리스마에 흔들리는 것을 잘 활용하는 것은 비단 사이비 교주만이 아니다.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도 강력한 여왕벌이 같은 여성들을 통제하며 리더십을 발휘한다. 여왕벌은 여성 조직에서 리더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그녀들의 리더십 유형을 테스트하다 보면 의외로 남성 조직의 리더십 보다 더 독재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거의 히틀러 리더십에 가까운 여성 리더들도 종종 등장한다. 간호사나 승무원 같은 여성 조직에서 오히려 엄격한 훈육이 이루어지고 강력한 리더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부에서 보기에 여왕벌은 남성 조직의 보스처럼 아우라가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게 여성 조직을 움직이며 구성원들의 언행을 통제한다. 여왕벌과 사이비 교주의 공통점은 인간관계에서 부정적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에게 반대할 경우 뭔가 손해를 보거나 조직에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불안감을 제공한다. 그래서 구성원이 일정한 두려움을 느낀다. 또한 이들은 자신에게 협조적일 때 그 사람에게 특별한 친애를 표현한다. 이러한 차별은 분리불안을 강조하여 현재의 안정감을 강조하는데 사시상 속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할 혜택이 없음에도 구성원들은 이 리더에게 충성심을 보인다. 자신의 독보적 존재감과 그에 따른 이익과 인기를 독차지하려는 성향을 가리켜 여왕벌 신드롬이라 한다. 이는 조직 안에서 주도권을 쥔 여성이 인정받는 여성은 자기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여성의 성공을 막는 성향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이 여성은 다른 여성들을 자신의 아래에 두고 자신의 지위나 권력에 대항하는 것을 막는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녀가 어떻게 이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이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동급 의식을 가진 여성이 시기 질투도 많으니 이런 여왕벌의 횡포에 다수의 여성이 힘을 합쳐 무너뜨려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여성은 자기보다 잘난 여성을 불편해하지 않는가! 그런데 실제로 이 여왕벌들은 자신의 영역을 굳건히 지키면서도 구성원을 자신의 수하에 두는 능력을 보여준다.
도대체 여성 조직에서 이 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여왕벌이 가진 아우라에 대해 알아보자. 만약 그녀가 악독하고 이기적이기만 하다면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선하고 부드럽기만 하다면 역시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여왕벌에게는 대외적으로 친근한 여성적 이미지와 신뢰를 연출하는 능력이 있고 대내적으로 이기적이고 잔인하게 경쟁자를 물리치는 능력도 존재한다. 그것이 단순히 마초 같은 리더와 차별되는 점이다. 여왕벌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능력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지키는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필리스 체슬러는 여왕벌의 특징을 이렇게 묘사한다. 심리학자 크리스 카나 살미 발리, 크리스티 라게르 스페츠, 카 지보 르크 비스트에 의해 실시된 연구에서 남을 괴롭히기를 즐기는 소년들의 경우에는 지위가 나은 경향을 보였지만 소녀들은 지위가 높은 탁월한 집단을 형성했으며 사회적 용인과 사회적 배척 모두에서 보통 이상의 점수를 보인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이런 이론을 내놓는다. 소녀들이 언어적 형태와 간접적 형태의 공격을 모두 이용하기 때문에 동료 학생들을 괴롭히는 소녀들은 "사회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똑똑한 아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소녀들은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한편으로 또래의 감탄을 사는 존재일 수도 있다. 위 조사에서 보면 누군가를 괴롭히는 소년보다 소녀의 사회적 용인 점수가 높게 나온다. 그리고 사회적 배척 점수는 남녀 모두 높게 나온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여성을 조종하는 여성은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금지된 행동도 과감하게 시도한다는 점이다. 배척하기로 정한 인물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금지된 행동을 범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용인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직장에서 근무하는 김효진 씨의 말이다. "우리 부서의 여왕벌은 뭔가 한 가지 강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강점을 내세워 확실한 권한을 갖지요. 그것이 실력일 수도, 지위일 수도 아니면 고약한 성질일 수도 있고요. 이것으로 신뢰감을 쌓는 반면, 자신의 경쟁자로 예측되는 인물은 칼같이 밀어냅니다.
그런데 나머지 팀원들이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는 이유는 그녀는 나머지 팀원들에게는 우호적이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느껴지고요." 역사적으로 보자면 사회적 용인 행동과 사회적 배척 행동을 교묘히 잘 조합한 대표적인 여성이 바로 중국의 여황제 측천무후이다. 그녀가 오랜 세월 동안 여왕벌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경쟁력을 보자. 그녀는 자신이 황후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 딸을 죽인 다음 그 누명을 왕 황후에게 씌웠다. 선왕이 죽고 비구니가 된 그녀가 다시 궁으로 들어오는데 많은 협조를 했던 왕 황후를 결국 죽게 만들고 그 이후로도 그녀의 악행은 상상을 능가한다. 그런데 그녀가 이토록 오랫동안 악행을 저지르는데도 불구하고 여황제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정치적 군사적 업적이 크다는 것이다. 측천무후 당시 주나라 영토는 서쪽으로는 페르시아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지금의 베트남 북부에 이르렀다. 그녀는 귀족 위주의 관리 등용에서 과거제도를 시행하고 백성의 소리를 듣기 위해 '진실의 힘'을 설치했다. 그녀는 자신의 경쟁자인 상대 여성을 무참하게 죽였지만 백성들에게는 모친상도 부친상도 똑같이 3년간 상복을 입게 했으며 여성을 광대로 희롱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과부의 재혼도 가능하게 했다. 여왕벌인 그녀는 사람들의 찬사를 이끌어내는 사회적인 용인 행동을 앞으로 내세우고, 뒤로는 사회적 배척 행동을 계속하면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왕벌의 자리에 오르는 여성들의 특징은 소위 배팅 능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인간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쟁의 가치를 살펴라!! (0) | 2019.11.25 |
---|---|
다른 여성의 눈에 비친 '나'를 발견하라 (0) | 2019.11.20 |
여자는 왜 첫 출발선을 당연한 기준으로 아는가 (0) | 2019.11.19 |
나이 든 여자는 왜 젊은 여자와 경쟁하려는 것일까? (0) | 2019.11.18 |
여자가 잊지 못하는 그 기억에 관하여 (0) | 2019.11.18 |